주제: 낚시


두 개의 달이 세상을 비추는 밤, 푸른 잔디밭에 홀로 있는 작은 연못, 그곳에 드리운 낚싯대, 그것을 쥐고 바닥에 앉아 있는 작은 소년.

지루함을 숨기지도 않고 반쯤 졸며 낚시하던 소년의 곁에 한 청년이 다가섰다.

“어쩐 일로 낚시를 다 하고 있습니까, 리온?”

“…톨비쉬?”

조느라 흐트러진 소년, 리온의 앞머리를 부드러운 손길로 정돈하며 청년, 톨비쉬가 웃었다.

한 손으로는 가방을 뒤적이며 남은 손으로는 낚싯대를 거두려고 하는 리온을 조심스럽게 붙잡아 말린 톨비쉬가 낚싯대를 쥔 리온을 살며시 안아 들어 제 허벅지에 앉혔다.

“조금 전까지 맨바닥에 앉아 있어서 더러울 텐데….”

난처해하며 자신이 앉아 있는 톨비쉬의 허벅지를 힐긋대는 리온의 머리를 부드럽게 쓰다듬은 톨비쉬가 한 손으로 리온의 허리를 감싸안았다.

“괜찮습니다. 제가 당신과 닿아있고 싶으니까요.”

잠시 저를 힐긋 바라보다 고개를 살짝 흔들며 다시 연못을 보고 있는 리온을 보고 싱긋 웃은 톨비쉬가 리온을 허벅지에 앉혀둔 채 자신도 낚시를 준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