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제: 봄맞이
대학생의 방학이라는 건 이제 겨우 두번째지만 정말 한가했다.
이름만 자율 학습인 강제 참여 학습도 없고, 방학숙제도 없고.
아무것도 하지 않고 가만히 있어도 아무도 나무라지 않는 여유로운 시간.
이렇게 한가하게 가만히 있는 것이 얼마만인지 모르겠다 싶을만큼 아주 가만히 누워있었다.
하지만 아무래도 오늘은 누워있지 못하려나보다.
성인이 된 뒤로 붙은 비서인 권 비서님이 메시지를 보냈는데,
「오늘 과방 청소 가시는 길에 차량 이용하시겠습니까?」
그런 일정이 있었다는 것만 어렴풋하게 기억하고 있었는데 그게 오늘인 모양이니.
이 과만 그런 것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방학 동안 학년별로 순서를 정해서 학년 당 한 번씩 과방 청소를 해야하는데, 오늘이 우리 학년이 청소를 하기로 되어있는 날이었나보다.
가면 아마 눈에 익은 동기들과 이번 학기부터 복학을 할 두 학번 위의 남자 선배(졸업 예정 연도가 같아서 과 내에선 졸업동기라고 칭하는)들이 섞여있을 것이다. …아마도?